밥을 잘 안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영양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먼저 볼 것은 성장곡선입니다. 질병관리청의 201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에서 키와 몸무게가 3~97 백분위 사이를 지키며 꾸준히 늘고 있다면, 식사량이 들쑥날쑥해도 대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영양제는 특정 식품군이 몇 주째 통째로 빠져 특정 영양소가 실제로 부족할 때 보충하는 수단이지, 식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닙니다.
밥을 안 먹는 아이는 정말 영양이 부족한가요?
대부분은 부모가 걱정하는 만큼 부족하지 않습니다. 영국 브리스틀대학교 연구진이 2016년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 낸 연구에서, 3세 편식 아이 131명과 편식하지 않는 아이 364명의 3일 식사 기록을 비교했더니 하루 에너지 섭취량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른 점은 무엇을 먹느냐였습니다. 편식하는 아이는 고기를 32%, 생선을 44%, 과일을 36%, 채소를 52% 덜 먹었고, 대신 우유를 20% 더 마셨습니다. 그 결과 철과 아연 섭취가 9%쯤 낮았지만, 결핍이 거의 확실한 수준 아래로 내려간 아이의 비율은 편식 아이 6.1%, 편식하지 않는 아이 4.1%로 큰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의 결론도 “편식 아이가 영양 부족에 빠지기 쉽다는 부모의 걱정을 덜어 주는 데 무게를 두어야 한다”였습니다.
한 가지는 짚어 둡니다. 이 연구는 영국 아이 자료입니다. 한국 아이의 편식과 영양소 섭취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한 연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신호가 있을 때 영양제를 고려해 볼 수 있나요?
둘 중 하나가 보일 때입니다. 하나는 성장곡선의 백분위가 몇 달 사이에 뚜렷이 내려가는 경우로, 이때는 영양제보다 소아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다른 하나는 특정 식품군이 몇 주째 식탁에서 통째로 빠지는 경우입니다. 위 연구가 보여 주듯 편식 아이가 실제로 덜 먹는 것은 고기, 생선, 채소, 과일이고, 그래서 빠지기 쉬운 영양소도 정해져 있습니다. 어느 식품군이 빠지는지를 알면 어떤 영양소를 볼지가 정해집니다.
| 몇 주째 빠지는 식품군 |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 | 하루 기준 3~5세 / 6~8세 |
|---|---|---|
| 우유·치즈·요구르트 | 칼슘 | 권장 550mg / 700mg |
| 고기·달걀 | 철, 아연 | 철 권장 6mg / 7mg, 아연 권장 4mg / 5mg |
| 생선 | EPA와 DHA, 비타민D | EPA+DHA 충분 200mg / 200mg, 비타민D 충분 5µg / 5µg |
| 달걀·생선·우유 모두 | 비타민D | 충분 5µg(200IU) / 5µg(200IU) |
표의 수치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2025년 12월 발표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권장섭취량과 충분섭취량입니다. 채소와 과일이 빠질 때 줄어드는 비타민과 식이섬유는 영양제보다 반복해서 내놓는 쪽이 답이라 표에서 뺐습니다.
우유를 잘 마시는 아이라면요?
우유를 하루 두 컵 이상 마신다면 칼슘 보충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우유 1회 분량(200mL)에 칼슘이 236mg 들어 있어, 두 컵이면 472mg으로 3~5세 권장섭취량 550mg의 대부분이 채워집니다. 6~8세 권장섭취량 700mg은 두 컵에 치즈 한 장이나 멸치 반찬을 더하면 닿는 양입니다. 편식 아이가 오히려 우유를 더 마신다는 위 연구 결과를 떠올리면, 밥을 안 먹는 아이에게 칼슘부터 더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한국 아이들은 실제로 무엇이 부족한가요?
칼슘, 비타민D, 철 순으로 부족합니다.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인용된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2013~2022년)에서 1세 이상 한국인의 72.4%가 칼슘을 평균필요량보다 적게 먹고 있었고, 같은 조사에서 철은 45.4%, 아연은 26.1%가 평균필요량 미만이었습니다. 비타민D는 하루 평균 섭취량이 3.0µg으로 충분섭취량 5µg을 채우는 사람이 31.4%에 그쳤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1세 이상 전체 국민의 것이고, 요약본에는 어린이만 따로 뽑은 수치가 실려 있지 않아 아이들의 부족 비율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영양제 없이 먼저 해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같은 음식을 강요 없이 여러 번 내놓는 것입니다.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연구에서 “다 먹어”라고 압박한 아이는 오히려 덜 먹었고, 2013년 영국 연구에서는 낯선 채소를 8~10번 반복해서 내놓았을 때 먹는 양이 늘었습니다. 두 살에서 여섯 살 사이 편식은 발달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며, 자세한 방법은 편식하는 아이, 억지로 먹이면 더 안 먹습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영양제를 먹이기로 했다면 무엇을 확인하나요?
뒷면의 함량 숫자를 아이 나이의 기준과 맞춰 보는 것부터입니다. 라벨의 퍼센트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5가 정한 성인 기준(비타민D 10µg)으로 계산되어 있어, 1~11세 충분섭취량 5µg과 견주면 같은 100%가 아이에게는 두 배가 됩니다. 이미 먹고 있는 종합비타민이나 강화 우유에 같은 영양소가 있는지 더해 보고, 합이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상한섭취량(비타민D 3~5세 35µg, 6~8세 40µg) 아래인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영양제를 시작한 뒤에도 식사는 그대로 이어 갑니다. 영양제가 채우는 것은 빠진 영양소 하나이지 끼니가 아닙니다.
아이마다 먹는 양과 자라는 속도가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남습니다. 성장곡선이 흔들리거나 특정 식품군이 오래 빠진다면 소아과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 글은 어린이 영양제 브랜드 우아클을 운영하는 (주)우아즈가 작성했습니다.
참고 문헌
- 보건복지부, 한국영양학회.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국문요약본). 2025년 12월 31일. 칼슘·철·아연·비타민D·EPA+DHA 항목과 섭취 현황. 원문 보기
- Taylor CM, Northstone K, Wernimont SM, Emmett PM. Macro- and micronutrient intakes in picky eaters: a cause for concern?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6;104(6):1647-1656. doi:10.3945/ajcn.116.137356
- 질병관리청, 대한소아과학회. 201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 원문 보기
- Galloway AT, Fiorito LM, Francis LA, Birch LL. ‘Finish your soup’: counterproductive effects of pressuring children to eat on intake and affect. Appetite. 2006. doi:10.1016/j.appet.2006.01.019
- Caton SJ, Ahern SM, Remy E, Nicklaus S, Blundell P, Hetherington MM. Repetition counts: repeated exposure increases intake of a novel vegetable in UK pre-school children.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2013. doi:10.1017/S0007114512004126
-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5] 1일 영양성분 기준치.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