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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유전일까 환경일까, 쌍둥이 연구로 본 키 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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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차이의 상당 부분은 유전으로 설명됩니다. 서구 8개국 쌍둥이 3만 111쌍을 분석한 2003년 연구에서 어른 키의 유전율은 남성 0.87~0.93, 여성 0.68~0.84였어요. 그런데 1896년생과 1996년생을 비교하면 한국 여성의 평균 키는 20.2cm 커졌습니다. 유전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도, 환경이 키를 바꿔 왔다는 것도 둘 다 사실이에요.

명절에 친척들이 “엄마 아빠 닮아서 크겠네” 하고 한마디씩 하죠. 그 말이 어디까지 맞는지 숫자로 따라가 볼게요.

키는 유전이 몇 %를 설명하나요?

2003년 8개국 쌍둥이 연구에서 남성 키의 유전율은 나라마다 0.87~0.93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여성은 0.68~0.84로 조금 낮고 나라별 차이도 더 컸어요. 연구진은 키 차이의 큰 몫이 유전 차이에서 오지만, 환경도 상당 부분 기여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쌍둥이 연구는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가 서로 얼마나 닮았는지를 비교해 유전의 몫을 계산합니다. 연구마다 대상과 시대가 달라 값도 조금씩 다릅니다.

연구 대상 키 유전율
2003년 8개국 성인 쌍둥이 3만 111쌍 남 0.87~0.93, 여 0.68~0.84
2016년 40개 코호트 성인 쌍둥이 14만 3,390쌍 남 0.69~0.84, 여 0.53~0.78
2016년 45개 코호트 1~19세 쌍둥이 사춘기 최대 남 0.83, 여 0.76

표에 실린 값은 모두 0.5를 넘었습니다. 아이 쌍둥이 연구(셋째 줄)는 나이에 따라 값이 달라, 표에는 사춘기 최대값을 적었어요.

유전율은 ‘내 아이 키의 몇 %’가 아니에요

유전율 0.8은 한 아이 키의 80%가 부모에게서 왔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시대, 같은 집단 사람들 사이의 키 차이 가운데 어느 만큼이 유전 차이로 설명되는지를 나타낸 값이에요.

그래서 유전율이 높아도 집단 전체의 평균 키는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키가 그 예예요.

아이 때도 유전의 몫이 같을까요?

20개국 45개 쌍둥이 코호트에서 1~19세 아이들의 키를 18만 520번 짝지어 비교한 2016년 연구가 있습니다. 유전의 비중은 나이가 들수록 커져 사춘기에 가장 높았어요. 남자아이는 최대 0.83, 여자아이는 최대 0.76이었습니다.

이 연구에는 유럽, 북미·호주와 함께 동아시아 쌍둥이도 들어 있었어요. 지역마다 키가 흩어진 정도는 달랐지만, 그중 유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세 지역이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한 세기 동안 20cm 커진 한국 여성

200개 나라, 1,860만 명 넘는 측정값으로 1896년생부터 1996년생까지의 평균 키를 추정한 2016년 분석이 있습니다. 이 한 세기 동안 가장 많이 커진 집단이 한국 여성으로, 20.2cm였어요. 한국 여성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작은 쪽에서 가장 큰 3분의 1 안으로 올라섰습니다. 한국 남성도 15.2cm 커졌어요.

국내 성인을 직접 잰 조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조사 연도 남성 평균 키 여성 평균 키
1979년 166.1cm 154.3cm
1992년 168.1cm 156.5cm
2010년 170.7cm 157.4cm
2021년(제8차) 172.5cm 159.6cm

만 20~69세 성인 평균으로 보면 40여 년 사이 남성은 6.4cm, 여성은 5.3cm 커졌습니다.

두 숫자가 다른 건 비교 기준이 달라서예요. 앞의 20.2cm는 태어난 해가 100년 차이 나는 세대끼리 비교한 값이고, 아래 표는 조사한 해의 20~69세를 한데 모은 평균입니다.

같은 흐름을 쌍둥이 쪽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1886~1994년에 태어난 쌍둥이 14만여 쌍을 분석한 2016년 연구에서, 생활 수준이 바뀌어 온 세대들 사이에 유전율은 뚜렷한 변화 흐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진은 유전 말고도 영양과 어린 시절 앓는 병 같은 환경 요인이 자라는 동안 작용해 최종 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해요.

부모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1~19세 쌍둥이를 분석한 2016년 연구에서 가족이 함께 나누는 환경의 몫은 어린 시절 초기에 가장 컸고, 성인 초기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같은 집에서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자는 환경이 여기에 들어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연구들은 저녁 식탁을 어떻게 차리면 몇 cm가 달라지는지까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유전과 환경의 몫을 나눠 본 것이지, 어떤 습관이 얼마만큼 작용하는지는 따로 따져 봐야 해요.

아이 키가 마음에 걸린다면 부모 키와 견주기 전에 성장도표에서 아이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 먼저 보는 방법이 있어요. 진료실에서 한 번 확인받는 것도 선택지입니다.

자주 받는 질문

부모가 둘 다 작으면 아이도 작을까요?
유전의 영향이 큰 건 맞아요. 다만 유전율은 한 사람 키의 몇 %가 정해졌다는 값이 아니라서, 아이 키를 미리 못 박지는 못합니다.

유전율이 0.8~0.9면 환경은 거의 소용없나요?
그렇지 않아요. 유전율이 높게 나오는 것과 별개로, 한국 여성의 평균 키는 한 세기 동안 20.2cm 커졌습니다.

아이 때는 유전 영향이 덜한가요?
1~19세 쌍둥이 연구에서 유전의 비중은 나이가 들수록 커져 사춘기에 가장 높았어요. 어릴수록 가족이 함께 나누는 환경의 몫이 컸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문헌

국내 자료

  1.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결과 공개(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 [보도자료]. 2022.3.30. https://kats.go.kr/content.do?cmsid=283&mode=view&page=11&cid=23124

쌍둥이 유전율

  1. Silventoinen K, Sammalisto S, Perola M, Boomsma DI, Cornes BK, Davis C, Dunkel L, De Lange M, Harris JR, Hjelmborg JV, Luciano M, Martin NG, Mortensen J, Nisticò L, Pedersen NL, Skytthe A, Spector TD, Stazi MA, Willemsen G, Kaprio J. Heritability of adult body height: a comparative study of twin cohorts in eight countries. Twin Research. 2003;6(5):399-408. PMID 14624724 doi:10.1375/136905203770326402
  2. Jelenkovic A, Sund R, Hur YM, Yokoyama Y, Hjelmborg JV, Möller S, et al. Genetic and environmental influences on height from infancy to early adulthood: an individual-based pooled analysis of 45 twin cohorts. Scientific Reports. 2016;6:28496. PMID 27333805 doi:10.1038/srep28496
  3. Jelenkovic A, Hur YM, Sund R, Yokoyama Y, Siribaddana SH, Hotopf M, et al. Genetic and environmental influences on adult human height across birth cohorts from 1886 to 1994. eLife. 2016;5:e20320. PMID 27964777 doi:10.7554/eLife.20320

키 변화

  1. NCD Risk Factor Collaboration (NCD-RisC). A century of trends in adult human height. eLife. 2016;5:e13410. PMID 27458798 doi:10.7554/eLife.1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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